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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이야기 바둑여행-1
글쓴이: 관리자  날짜: 2011.08.10 14:41:03   조회: 7481
-김해 김기(金棋) 제자의 바둑-
 
옛날 중국과 한국의 바둑에는 미리 흑백을 몇 개씩 놓고 두는 순장바둑이 유행이었다.
중국의 순장은 귀의 화점을 대각으로 흑백을 각각 2개씩 깔고 두는데 비해 우리나라 고유의 순장은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4선을 돌아가며 흑백을 많이 깔아 놓는다.

  천원(天元;가운데 화점) 에 흑백돌을 놓는 것을 치선(置先)이라 하며 2점 치수부터는 천원에 백돌을 놓고 가,나... 그리고 A,B...등에 기력의 차이만큼 흑돌을 깔게 된다.

                                                            순장바둑 배석도


  그러니까 일본바둑(무순장)에서의 초반 포석과정 한 단계가 완전히 없다.
곧 바로 중반 전투다. 그래서 한국 바둑을 싸움바둑 또는 힘바둑이라 했다.

  최근에 바둑황제 조훈현 9단도
"우리나라 바둑은 힘이이 강해 싸움에 능하다" 고 하였지만 해방 이후 무순장으로 변한 지
벌써 반 세기가 지난 지금도 한국 바둑은  여전히 싸움바둑이라니 참 묘하기도 하다.

  옛 국수들이 일본 프로기사에 비해 아마추어 수준이라 평가 받고 치수가 2, 3점 정도였다지만 순장바둑을 두니까 싸움에 있어서는 대등하더라는 기록이 있다. 무순장으로 두면 일본이 수백 년 개발한 포석이론이나 정석을 모르니까 초반부터 당하고 들어가므로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모조리 점령당한 거나 마찬가지가 된다.

  1930년께 한국 사람이 많이 살고 있던 일본 관서의 오사카와 고베시에 바둑 애호가들이 그룹을 이루어 오늘의 친목기우회처럼 정기적으로 대회를 열고 우정을 다지고 있었다.
당시 시골 초단이라는 강창식을 비롯하여 10여명의 회원들은 모두 순장바둑을 두었으나 일본인과 대국할 때는 무순장으로 두었다.

  그러는 동안 포석과 정석도 하나, 둘 익힐 수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 내기바둑이 심한 사람은 무순장으로, 또 한판은 순장으로 두는 것이 상례였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노사초 국수도 가끔 일본에 들렀으며 그 밖에도 이석홍, 엄보익 등도 재일동포 바둑인들에게는 낯익은 고수였다.

  한번은 신화적인 한국 국수 김해 김기(본명 金萬洙)의 제자라는 김 모 씨가 같은 고향  출신인 강 초단을 찾아 경남 김해에서 일본 오사카까지 건너왔다.

  지금이야 비행기로 김해공항에서 오사카까지 직통으로 날면 1시간 남짓반에 도착하니 바로 이웃에 놀러가는 기분이지만  그 당시는 2일 또는 3일이나 걸렸다.

  부산에 와서 기다렸다가 부관(釜關)연락선을 타고 시모노세키에서 또 기다려서 기차에 몸을 싣고 십여 시간 걸려서야 겨우 오사카역에 도착했다.

  고향에서 반가운 바둑친구, 아니 고수가 왔다고  모두들 대환영의 잔치를 벌였다. 이 무렵 오사카의 바로 이웃 도시 고베에 훗다라는 바둑 내기꾼이 있었는데 아무도 이 사람에게 맞수로 덤비는 자가 없었다. 기력은 4단이었다. 환영회에 모인 회원 가운데 최 모가
  "김 형, 바둑이 대단하다는 소문을 들었소만 일본 바둑과 겨루어 보지 않겠소."
하며  호승심에 불울 붙여 놓았다. 옆에서 강 초단이
  "옳지, 김 군 자네 같으면 한번 붙어 볼만 할거야."
해서 분위기는 결전을 향한 열기가 가득해졌다. 중간에 사람을 넣어 훗다쪽의 의사를 타진하니 기다렸다는 듯  즉각적인 반응이었다.

  넓은 다다미방에 대좌한 한일 두 주인공은 응원부대에 둘러싸였다. 치수는 호선(맞바둑)인데 무순장의 조건 이었다. 그러나 김 씨는 포석 정석을 모르니까 상대가 먼저 두는 것을 보고 대응 하겠다는 심산에서 백을 들기를 고집했다.

  집흑(執黑)의 좋은 조건이 주어진 훗다는 자신만만하게 흑 1을 소목에 놓았다. 다음 순간 김 씨는 노타임으로 백 2를 1에다 딱 붙였다. 모두 눈을 의심했다. 흑 3을 젖히자 이번에는 딱 끊었다. 네귀가 전부 이 모양으로 출발, 처음부터 포석이고 정석이고 전부 건너뛰어 천지가 싸움판이다. 물론 이 바둑은 대금이 걸린 내기바둑이었다. 김 씨는 사활묘수풀이의 박사나 다름 없었다. 3판을 연패당한 훗다는,

  "깨끗이 졌습니다. 도대체 어디의 누구신지요?"
하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항복했다.

  자리를 옮긴 김 씨는

  "저 사람이 4단이라니 참 알 수가 없구려. 우리 김기(金棋:스승을 말함)가 살아 계셨다면 10단도 넘겠다."

하여 모두 깜짝 놀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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